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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는 창 밖의 시선
    쓰기 2018. 4. 6. 05:33

    비오는 오후7시 퇴근시간겹쳐 도로는 마비상태였다.
    바퀴가 한번 발을때는게 2분가량 걸릴정도로 거의 꿈쩍하지 않았다.
    컴컴한 저녁은 암막커튼처럼 버스가 어느정도 왔는지 알수없게끔 만들었고 곡선의 회전도로 아래 수많은 불빛의 차선이 있음만 알수있었다.
    버스 창밖에 삭막한 도시의 풍경은 모든 시야와 청각을 차단시킨다. 적막한 한칸의 좁은 버스좌석은 슬픈기억들을 떠올리가 좋은 최상의 조건이다.
    좀처럼 진전이 없는 버스는 내가 어디로 가고었는지 잊게만들었다. 알수없는 정차구간이 먼 곳으로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했다.
    나는 긴 주행을 하는 버스안에서 비탄에 잠겼던 추억이 많다.
    멀리 도피하고싶어서 급작스럽게 떠났던 날, 다른지역의 누군가를 만나러 가던날, 혹은 홀로 여행을 떠났던 날들,
    이상하게도 버스창밖을 마주하고있으면 쉽게 깊은상심에 젖어든다. 시선을 창밖에 두고 소리없는 눈물을 흘렸었다.
    어디론가 향하는 차들과 스쳐지나가는 도로들 길가들을 멍하니 보다면, 삶에서 지나간 사람들이 창문을 두드리고 찾아온다.

    찾아오는 이들은 이세상에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이들이다. 나는 술에 취해 차에 치여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죽음과 늙고병들어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그리고 오빠를 생각했다. 그들의 시체가 내몸위에 차곡차곡 쌓여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에 눌리는 것 같았다.
    그들이 존재했었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살다보면, 어느날 갑자기 이렇게 어느 버스창문 틈 그 사이 미지의 공간으로 그들이 찾아온다.
    이제는 보고싶어도 볼수없는이들이라는 사실이 칠판이 긁히는 소음처럼 소름끼는 슬픔으로 가슴에 남겨졌다.
    그 무게에 무겁게 짓눌려져 괴로웠다. 고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참아냈다. 그들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서 떠난이의 무게를 내려놓내려 했다.
    비탄에 잠기면 끝이없다. 끝이 없는 슬픔이 사람을 구석으로 몰고간다. 이 좁은 버스좌석보다도 비좁은 공간으로 흘려보낸다.
    비탄의 물살에 밀려가지 않으려고 창밖에서 눈을 땠다.
    떠난이들은 이미 떠나고 곁애없다. 나는 그들이 떠났을때 매정하게 뒤돌아섰었고, 잘갔다고 생각했었다.
    못되처먹은 생각으로 나와 그들로부터 벽을 쌓았다. 이제 그사실이 나를 괴롭게 만든다. 그때 후회하지않을만큼 더 슬퍼하고 울었어야했을까?
    최근에 애인에게 차마 죄인처럼 숨기고있었던 얘기를 가볍게 털어놨다. 오빠의 염습날 나는 더이상 뽑아낼 슬픔이 없었고, 지쳐있었다.
    모두 하나같이 심각하고 슬픔가득한 표정으로 빙둘러 서있는 그자리가 너무나 엄숙해서 웃음이 나올지경이였다.
    이를 악물고 웃음을 참다가 결국 고모의 길게늘어진 콧물에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눈쌀찌뿌린 어른들의 시선이 나에게 박혔고 나는 수치심과 죄스러움을 느꼈다. 고인의 마지막 앞에서 웃다니. 금기를 깨트린 것이다.
    오빠의 마지막 모습앞에서 웃음을 터트렸는 이사실은 지난 몇년간 나를 괴롭혀 왔다.
    그리고 이제서야 나는 아주 가볍게 그얘기를 우스운 추억거리처럼 던지고 있다.
    이것이 다 하나의 블랙코미디 같다. 슬퍼하고 비통해하다가도 남아서 살아가는 이들은 다시 웃고 떠들면서 살아간다.
    삶은 아이러니하다. 산다는 것은 수 많은 모순을 안고 가야함을 말한다.
    나는 또 어딘가에 몸을 실고 창밖에 시선을 두고 멀리 떠나는 여정을 계획하고있다.
    빈곳에서 빈곳으로, 이 여행은 사는 내내 계속될 것이다. 끝이 없는 여정이다. 종착지는 그 누구도, 나도 알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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