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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착점과 출발점
    쓰기 2018. 3. 18. 23:44

    늘 항상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은.
    어렷을땐 더 강했다. 가족, 친구들, 모든이와 연락을 끊고 나를 모르는, 아는이가 한명도 없는 먼나라로 훌쩍 떠나서 외딴이가되서 살아가는 삶.
    여전히 꿈꾸고 있는 리스트중 하나기도 하지만.
    왜자꾸 사람은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할까? 잠깐 사랑하는 이와 자리잡고 안락한 삶을 살고 싶었을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떠나고싶었고
    전애인을 떠나고 나서도 더 먼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갈망이 있다. 소설속에선 현실에서 꿈꾸던 먼곳으로 떠나고 마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그래서 요즘 더 책을 읽는지도 모르겠다. 겁많은 나는 차마 모든것을 두고 당장에 떠나지 못하고 있으면서 남의 스토리로 간접적이나마 느껴보는
    그런 치졸한 인간. 지금도 그렇고 어릴적에도 그렇고 나는 결코 집을 떠나지 못했다. 10살때 첫 가출을 마음먹고 멀리 간곳이라곤 결국 동네바닥이였다.
    밤이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한참을 땅만보고 울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겁쟁이는 태어났을때부터 정해지나.
    친구와 학교가방을 매고 자살모의 가출모의를 했기도 했지만 모두 말에 그쳤다. 입만 나불나불되고 실행에 옮기지 못한것들은 늘 죄의식으로 돌아오기만 한다.
    끊임없는 자해만이 반복되고 반복된다. 나의 얘기에 결말은 모두 이렇게 끝나버려서 처참하고 울적하고 실패자라는 낙인을 찍는다. 나는 여행자가 되지 못했다.
    열정가득했던 순간이 있었던가,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어떤 느낌이였는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지치도록 멀리 떠나고 떠나고, 자리잡지않는 삶을 꿈꾼다. 나의 종착점이 없도록 끝은 죽음만이 남도록 계속 방랑하고 싶다.
    이나라 저나라 떠돌이처럼 살면서 누구와도 긴연락을 하지않고싶다. 누군가에게도 쉬고가는 존재로 남고싶다. 나와 그들은 잠깐 아주 꿈같이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그들은 그들대로 나는 나대로 다시 먼길을 떠나고마는 꿈을 꾼다.
    고향지역을 떠난지도 반년채 되지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되도록이면 본가에 내려가지 않고있다.
    그렇게 떠나고 싶었던 고향을 오랜새월이 지나고 나서 어른값도 한참해야하는 나이에 독립이 아닌 독립으로 도망치듯 떠나왔다.
    다시 그렇게 떠나는데 있어서 오랜기간을 갖고싶지 않다. 점점 짧게. 나는 다시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
    떠나기 전에 떠나기 위해서 해야할것들, 그렇게 리스트를 짜고있다.
    결국 얘기는 끝없는 울적함으로 마침표를 찍을지라도.
    변할수 없는 것과 변하게 할수있는 것들. 그것을 받아들이고 나누는 것에서 또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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